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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경욱의 부캐 ‘다나카’ 인기

by 15661015063311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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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몰라패밀리 소속 개그맨 김경욱의 부캐(부캐릭터), 일본 가부키쵸 호스트 ‘다나카’가 인기다.

다나카 유키오(田中雪男), 29세의 일본인으로 ‘설정’된 그는 지금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만큼 모르는 사람들도 많기에 그 본인이나 그 세계관을 지키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정체를 공개한다면 그는 올해 22년 차 개그맨인 ‘나몰라패밀리’ 출신 김경욱의 부캐릭터다.

공중파에 출연하기엔 너무 마이너한 감성이 아닐까 우려도 됐지만 최근 MBC ‘라디오스타’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다나카는 아직 현역 호스트로 활동 중인 아버지를 따라 가업을 이어 유흥업에 투신했지만 손님들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늘 대기만 하고 있는 짠내가 풀풀 나는 캐릭터다.

K-POP과 K-드라마에 심취해 가수 데뷔의 꿈을 안고 한국에 들어왔지만 악덕 사장을 만나 수익 배분 9 대 1의 노예 계약을 맺고 오랫동안 고생해왔다.

그런 다나카가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실제 개그맨 김경욱이 다나카 캐릭터를 시작한 지가 이제 5년째 접어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유행이 변하는 유튜브 세계에서, 게다가 유행될 즈음이면 어느새 식상하다고 낙인찍혀 버리는 개그 콘텐츠로. 5년째 변함없이 시대착오적인 90년대 스타일의 샤기 컷 헤어에 명품로고가 민망할 정도로 크게 박힌 티셔츠를 입고 버텨왔다.

다나카는 적극적으로 왜색(?)을 어필한다. 일본 메이드카페 메이드들의 주문을 따라하며, 과장된 일본식 발음으로 K-POP을 커버하고, 이순신 장군의 동상만 봐도 벌벌 떠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묘하게 민감한 반일감정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낯선 한국 땅에서 사랑받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일본청년의 모습을 보면 당연하게도 우리가 반대하고 경계해야 할 건 일본 극우들이지(물론 그런 존재들은 우리나라에도 있다만) 어떤 국적의 악의 없는 개인이 아니다.

5년간 쌓아온 연기력 덕분에 진짜 일본인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자칫 민감할 수 있는 가짜 일본인 다나카 캐릭터를 뚝심 있게 지켜온 개그맨 김경욱에게 박수를 보낸다.

유튜브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그의 인기는 지상파 예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초 MBC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최근 ‘전지적 참견시점’에도 출연했다. 엠넷 가요순위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서는 지난 19일 지난해 발매한 싱글 ‘와스레나이(忘れない·잊히지 않아)’로 무대에 섰다. 가사 일부분이긴 하지만 일본어가 담긴 노래가 한국 가요 프로그램에 등장했다.

일본에서도 유행이 지난 이른바 ‘바람머리’로 불리는 ‘울프컷’ 그리고 명품으로 치장한 반소매 티셔츠와 벨트 그리고 부담스러운 워싱의 바지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일본의 대표적인 유흥가 가부키초에서 활동하며 한국어에 능한 설정이다. 그가 시도하는 일본어 특유의 받침 탈락현상 때문에 ‘꽃’을 ‘꼬ㅊ’로, ‘미남’을 ‘미나무’로 발음하는 것 또한 트레이드 마크다.

2010년대 후반 이후로 많은 부캐릭터가 예능인들을 통해 시도됐지만, 다나카는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영역을 건드렸다. 나름 탄탄한 서사를 가지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2018년부터 서서히 세계관을 넓혀오다 지난해 말 급격하게 한국의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다나카의 영상이 주로 올라오는 ‘나몰라패밀리 핫쇼’ 채널에서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에 유행하던 일본 예능 프로그램 방식의 편집이 흔히 쓰인다. 

다나카는 영상에서 이순신 장군이나 안중근 의사 등 일본과 맞섰던 한국의 역사적 위인들 앞에서는 공포에 질린다. 

4년 동안 대중의 외면 속에서도 부캐릭터의 세계관을 다듬는 데 공을 들였던 김경욱의 노력도 한몫했다. 그는 드디어 부캐릭터로 ‘내한공연’이라는 이름의 콘서트를 열 정도로 팬덤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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